무제

너무 짧은 시간에 갑자기 모든 것이 결정되어서 어지럽다
아직 아무것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
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
자고 일어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까
그렇진 않겠지
시간을 다시 돌릴 수는 없지만
그런다고 해도
역시 결과는 같은 것일까
나는 과연 잘 한것일까같은 질문은 안한다
다만
이제 어떻게 흘러가는걸까
나는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죄를 지었다
나 자신에게도 너무 많은 짐을 얹어주었다
후회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
일의 시작부터 끝까지, 매 순간마다 그 순간을 후회했다
지금도 역시
누구나,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지만
그래도 살아 보는 것일 게지만
그런 것이겠지만
.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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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0.11.29